내가 쓴 글

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

혜명각 2011. 4. 21. 17:09

 

 .....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.

 

 영화 맨 첫장면에 나온 이 글이 .... 눈으로, 마음으로 걸어왔습니다.

 

법정스님 추모 다큐멘터리 <법정스님의 의자> 영화 시사회 다녀왔습니다.

영화 장면에 나오는 장소들 중에서 눈에 익은 곳이 2곳 있었습니다.

올해 3월에 성지순례 다녀왔던 쌍계사, 

그리고 길상사에서 법정스님 법구가 나가던 2010. 3. 12.  저도 그 순간,

그 자리에 있었거든요.

 

당신 자신과 속가 가족에게는 철저히 냉정하셨던 분,

그러나 스님께서 쓰신 책의 인세로 받았던 몇 십억쯤 될 돈을

어려운 분들을 위한 학자금 등으로 모두 쓰셨던 분.

 

한 작가님께서 법정스님께 물으신 적이 있으시답니다.

어떤 스님의 죽음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는데,  어찌된 것인지 궁금하시다며.

그 때, 법정스님께서 "천화" 라고 말씀하셨데요.

천화(遷化) - 이 세상의 교화를 마치고 다른 세상의 교화로 옮긴다는 뜻으로,

고승(高僧)의 죽음을 이르는 말.

 

저는 이 영화를 통해 "천화" 라는 표현을 처음 알았습니다.

그래서 인상이 강하게 남았어요.

 

법정스님 입적하시고 나서, TV를 통해 보았던 장면들이 화면 위에 펼쳐지는데

또 다시 마음이 움직입니다.

 

영화 배경음악들 중에서 제 귀에 익숙했던 이 음악.

김영동 '바람의 소리'  http://blog.daum.net/jeaneme49/1502

 

신기했어요.

영화 시사회 전 날, 문득 이 음악이 듣고 싶어져서 이 곡을 여러번 듣고,

시사회 날 아침에도 이 음악 들었었는데 ..... 배경음악으로 이 곡이 .....

 

그리고 스님 음성으로 "하나만 있으면 되지, 두개가 왜 필요해?"

이 말씀과 겹치면서 화면 위로 등장하던 오래된 세수대야.

 

영화 중간 중간 흘러가던 말씀들 중에서

 

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"친절" 입니다.

 

깨어있되 드러나지 않게.

 

이런 장면들이 다 지나고,

"법정스님, 불 들어갑니다~~~"

 

그리고 끝 장면에 등장하던 나무의자까지 .....

 

4월의 저녁바람이 아직도 차가와 옷깃을 여미게 하던 날이었죠.

그 바람보다 더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덥혀주었던 <법정스님의 의자>.

 

그 의자가 순간 서있는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.

법정스님~ 고맙습니다.

그리고 이 영화를 만들어주신 분들, 시사회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 덕분에

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. ~~~

 

 

 ..... 한가지 더 반가운 소식 알려드릴게요.

조계사에서 4/19(화) 김수환 추기경님의 <바보야>를 먼저 상영해주셔서,

명동성당에서도 5/9(월) <법정스님의 의자> 상영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