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쓴 글

아직도 끝나지 않은 음악의 향기

혜명각 2011. 5. 12. 11:54

 

 ..... BBS 불교방송 성전스님 <행복한 미소> ..... 행복어 사전에서

오늘은 스승에 대한 정의를 물었습니다.

 

오늘 저에게 떠오른 스승에 대한 정의는 이렇습니다.

스승은 지나갔으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음악의 향기 같습니다 ~~~*^^*

 

학창시절 추억 속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몇 분이 계십니다.

 

 ..... 그 중에 한 분이신 중학교때 음악선생님.

남자 선생님이셨고 나이가 지긋하셨던 선생님이셨어요.

겨울이면 교실 안에서 까만 털신 (사찰에서 스님들이 신으시는 그 털신, 아시죠?)

신으셔서 ... (그 때, 우리 학교에서 이 털신을 신는 분은 이 선생님 뿐이셨어요.)

그래서 괴짜라며 친구들과 웃기도 하고 그랬어요. ~~~^^

 

이 음악선생님께서 크리스마스가 가까온 어느 날, 음악 수업시간에

이런 말씀을 하셨어요?

 

"여러분들 중에 동지가 언제인지 아는 사람?"

(우리 모두 침묵 ......)

"여러분들은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잘 알고, 요란하게 보내면서도

우리나라 고유의 것인 동지를 몰라서 되겠습니까?

항상 크리스마스 보다 며칠 전이 동지입니다.

앞으로는 우리 동지도 챙기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."

 

이런 내용의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해요.

 

그 날 이후로, 저는 동지하면 .... 이 선생님 생각이 납니다.

얼굴도 가물가물하고 .... 이름도 다 잊어버렸지만 .....

이 선생님께 들었던 이 말씀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

그 여운은 남아있습니다.

 

 

 ..... 고등학교때 현대문학 선생님.

여자 선생님이셨고, 키가 자그마한 분이셨어요.

외모는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편안한 옆집 아줌마 같은 분이셨지요.

 

수업시간에 책에 담긴 이야기를 해주셨어요.

그 책 내용을 어찌나 재미나게 말씀해주시던지 .....

그 얘기에 제가 폭~~ 빠졌더랬어요.

그런데, 끝을 다 듣기도 전에 수업 마치는 종소리가 땡~~ 땡~~

선생님께서 "여기까지 ...." 하고 끝내시길래

저희들이 "선생님 더 듣고 싶어요....." 했더니

선생님께서 "끝이 궁금한 사람은 책을 직접 사서 읽어보세요.

책 제목은 <바다의 침묵>, 저자는 베르꼬르 입니다."

 

그 수업시간 이후, 서점 몇 군데를 찾아다녀서 이 책을 구입했어요.

작은 문고판 책이었지요.

그 때 사서 읽고,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이 책을 또 읽었던

기억이 납니다.

그리고 지금도 이 책은 제 책꽂이에 꽂혀 있습니다.

 

그런데, 이 책을 읽게 해주신 그 선생님은 <바다의 침묵> 얘기해주시고

얼마 후에 .... 몸이 아프시다며 계속 수업시간에 안보이셨어요.

그리고 한참 후에 다른 선생님을 통해, 이 선생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.

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고.

 

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.

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잠시 .......

 

 

 ..... 고등학교때 현대문학 선생님이셨어요.

연세가 많으신 남자 선생님이셨는데, 이 분을 뵈면 그냥 마음이 넉넉하고

좋았어요.

 

그 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표현할 수 없었지만,

지금 생각해보면 .... 마치 고승(高僧) 스님을 친견하는 느낌과 닮아있지

않았나 싶어요.

 

 

 ..... 라디오 방송 덕분에 .... 오늘 제 추억 속에 계신, 세 분의 스승님을 떠올려

보았습니다.

스승님~ 고맙습니다 ~~~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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